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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관객 1000만 시대에 대한 생각 :::


원호성 | 2004년 02월 24일
조회 4296



<실미도>가 한국에서 최초로 전국 1000만, 서울 3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강우석,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는 1000만이라는 숫자에 그의 감독 인생을 걸었던 사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공공의 적>을 만들고 공공연히 1000만 관객이 볼 것이라는 말이 돌았고, <서편제>나 <투캅스>가 지금 개봉했으면 전국 1000만을 넘었을 것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사실 영화계의 뒷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강우석을 싫어하는 이가 참 많다는 걸 느낍니다. 학교 교수님이신 유지나 교수님은 수업시간에, '자기는 강우석을 보면 일부러 냉담하게 대한다' 라고까지 하시더군요. 시네마서비스를 만든 이후, 현재의 한국 영화계를 과거 헐리웃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처절한 배급전쟁의 무대로 만든 장본인이 강우석이라는 것을 부인할 이는 없으니까요.

잠시 <실미도>의 홍보사인 이노기획에서 온 보도메일을 일부 발췌해서 올리겠습니다. 오늘 도착한 따끈한 서울 300만 돌파를 알려주는 메일입니다. 대단하긴 대단하죠. <친구>가 근 반년에 걸쳐 수립한 기록을 1달반만에 제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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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대한민국 최초
서울관객 300만 돌파 기록 수립!!
개봉 9주차, 서울 3,015,000명 / 전국 10,277,000명 동원



◈ < 실미도 >가 세운 각종 기록들

- 영화사상 최단 기간 700만 돌파 기록 (전국 7,122,000명 / 개봉 31 일) – 2004/01/23
- 영화사상 최단 기간 800만 돌파 기록 (전국 8,055,000명 / 개봉 37일) – 2004/01/29
- 영화사상 최초 900만 돌파 기록 (전국 9,012,000명 /개봉 45일) – 2004/02/6
- 한국영화 사상 최고 일본 수출가 기록 ( 300만달러 (미니멈 개런티))
- 영화사상 최초 1,000만 돌파 기록 (전국 10,033,000명 / 개봉 58일) – 2004/02/19
- 영화사상 최초 서울 관객 300만명 돌파 기록
(서울 3,150,000 / 전국 10,277,000명 / 개봉61일) – 200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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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가 지니는 전국 1000만의 의미는 굳이 제가 부연설명을 안 해도 여러 매체에서 앞다투어 분석하고 있으니,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나중에 쓰고싶어지면 쓰겠지만, 지금은 아니거든요.

1999년 <쉬리>가 전국 600만을 넘어선 것이 <공동경비구역 JSA>와 <친구>의 경이적인 성공을 불러왔고, 이런 초대박이 아니더라도 <가문의 영광>, <살인의 추억>, <집으로>, <조폭 마누라>, <엽기적인 그녀>와 같은 중대형의 성공작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들여다보면 단지 <쉬리> 한 편이 이와 같은 성공을 불러온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99년 여름시장에서 헐리웃 블럭버스터와 맞짱을 뜬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가을시장을 뒤집어놓은 <주유소 습격사건>, 수능시즌을 겨냥한 <텔미썸씽>이 모두 Post Swiri 이후 한국영화의 급성장에 밑바탕이 되었죠. 또한 <쉬리>를 제외한 세 작품은 모두 강우석의 파워에 의해 제작, 배급된 영화라는 것을 잊어서도 안됩니다.

저는 강우석이 좋습니다. 임권택의 <취화선>이 돈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60억이라는 제작비를 전액투자하는 그의 배짱이 좋습니다. 그렇게 큰 돈을 벌었지만, 개인을 위해 챙기지 않고 다시 영화를 위해 투자할 줄 아는 그의 마인드가 좋습니다. 영화가 단지 작품이 아니라, 산업임을 깨닫고 현재의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만든 그의 선견지명이 좋습니다.

<실미도>는 강우석의 놀라운 똥배짱이 만들어낸 위대한 영화입니다. 첫 시사회 직후 터져나온 불안의 목소리에 대해 강우석은 '관객들이 판단할 것이다. 나는 평론가를 위해 영화를 만든게 아니라 관객을 위해 만들었다' 라며 일축했습니다. 저 역시 너무나 투박하여 불안했지만, 그의 과감함이 적중하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강우석은 <실미도> 이후 더욱 많은 욕을 먹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강우석이 지금 무너져서도 안되고, 더욱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영화의 경쟁력을 극도로 키울 수 있는 제작자는 강우석밖에 없기에 말입니다.



보너스로 덧붙여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도 개봉 18일만에 전국 650만을 돌파했습니다. <쉬리>의 기록이 전국 620만이니, 단 3주일만에 제껴버린 셈입니다. 이변이 없는 한 전국 1000만 돌파는 분명한 셈이죠.

이 두 편의 영화가 1000만을 넘긴다면, 2005년에는 전국 800만의 영화가, 2006년에 전국 1000만이 들어가는 한국영화가 다시 나올 겁니다.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벽은 처음 깨는 것이 어려울 뿐입니다. 일단 그 벽이 깨지면, 갱신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마라톤을 예로 들면, 1988년 에티오피아의 딘사모가 보유한 2시간 6분 50초는 다시는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여겨졌지만, 199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모로코의 하누치가 2시간 5분 42초로 마의 '2시간 6분벽'을 깬 뒤에는 2시간 5분대의 세계랭커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2시간 벽이 무너진다고 하죠. 인간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마라톤과 영화는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어설픈 계산이지만, 미국의 1인당 입장료 평균을 6달러로 잡으면, 6억달러를 미국내에서 벌어들인 <타이타닉>은 1억명이 관람한 셈입니다. 미국 전체 인구 3명중 1명이 극장에서 본 셈이죠. 미국에서 평균적으로 1억달러를 성공한 영화의 기준으로 삼고있고, 1억달러란 1500만명 정도 관람한 영화입니다. 1500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의 1/20 정도이죠. 한국의 평균적인 흥행 성공을 전국 100만으로 잡는데, 이는 한국 전체 인구의 1/40 정도입니다. 미국의 1인당 평균 영화 관람 편수가 정확히 한국의 두배이니, 저 수치도 대강 계산하면 얼추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내에서 <타이타닉>의 흥행에 필적할 영화는 없다는 겁니다. 2위를 달리는 <스타워즈> 1편의 경우도 4억달러 정도. 한국시장의 평균적인 크기를 고려할 때, 1000만짜리 영화가 한 편은 나올 수 있을지언정, 두 편이 비슷한 시기에 1000만이 터진다는 것은 미국과의 비교를 통한 단순 산술로는 도저히 계산이 안된다는 겁니다. 이건 영화의 힘이 아니라, 영화가 몰고온 사회적 파장의 힘입니다. 산술적으로 영화의 힘으로 동원할 수 있는 관객은 전국 500만이 한계라는 분석도 있고 말입니다.

두 편의 영화는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많이 가져올 겁니다. 쿼터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영화의 종다양성에 대한 걱정과 소수 영화의 독과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부정적이라면, 한국영화의 해외수출판로를 개척하고,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높이며, 다시 충무로 바닥에 자본이 돌 것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면입니다. 실제로 성소, 예스터데이, 아유레디, 튜브 등의 연속 참패 후 블록버스터에 마음껏 투자할 간 큰 투자자는 없었을 겝니다. 심지어 태극기조차도 투자자를 못 구해 제작이 중단될 뻔 했으니까요.

<실미도>는 일본에, 단매가 아닌, 해당국의 수익에 따라 이윤을 분배하는 러닝개런티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태극기 휘날리며> 역시 일본과 미국에 같은 방식으로 수출을 하겠죠.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는 미국내 상영관 500개 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하고 말입니다. 과거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손가락>(Five Finger of Death ; 한국 개봉명 철인)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선례는 있지만, 아주 오래전인데다가, 홍콩 배우들이 출연한 쇼브라더스의 영화였으니 엄밀한 의미에서는 한국영화가 아니죠. 신상옥 감독의 영화도 B급 영화 레벨이었고요. 그런 의미에서 강제규와 강우석이 두드리는 미국 시장은 의미가 클 겁니다. 특히 <실미도>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을 두들겨 박살낸 자국 영화이고, <태극기 휘날리며>는 그런 <실미도>조차 넘어선 영화니 말입니다.







원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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