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 윌 비 블러드> 석유재벌과 파우스트
글: 양유창
2008년 04월 06일
참 이상한 영화다.
황무지에 아무것도 없이 땅만 파고 있는데 쿵쿵 하면서 프로그레시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데도 제목 때문에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
도대체 이 영화 제목 '블러드'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석유에 대한 메타포라면 거기에 왜 'Will'이 붙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제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곤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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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20세기초 석유개발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파우스트'이자 한 남자가 정신적으로 파멸되어 가는 이야기이다. 한편으로는 60년대 아메리칸 뉴시네마 스타일로 그려낸 <자이안트>의 암울한 버전이다.
유전 개발을 위해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는 한 남자가 있고 그 마을의 정신적 지주인 한 작은 교회의 젊은 목회자가 있다.
사고로 청각을 잃은 아들과 교회를 키우려는 목회자의 탐욕.
남자는 부유해질수록 점점 고립되어 가고, 맹목적인 교리에 빠진 목회자는 돈을 위해 믿음을 저버린다.
이 모든 과정이 긴 러닝타임 동안 미묘하면서도 끈질기게, 그러나 과장된 배경음악 때문에 순간적으로 긴장을 놓지 않으며 그려진다.
뚝심 하나로 끌고가는 기존의 폴 토마스 앤더슨 영화처럼 언뜻 보기에도 이 영화 역시 배우들의 연기로 긴 러닝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영화다.
위험한 남자를 연기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어두운 땅굴 속에서도 빛나는 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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