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인물론 책으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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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인물론 책으로 발간 :::

정성일 기획 [야생 혹은 속죄양]

라인지기 | 2003년 09월 07일
조회 1817

최근 김기덕(A) 감독은 아홉번째 작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내놓았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거칠고 치열한 인간과 사회의 밑바닥 모습을 그려왔던 김기덕을 기억하는 이에겐 낯설어 보일 정도로 '다른 시선'을 품고 있는 작품이다.

차분하고 간결한 서정적 톤, 위트, 그리고 은근한 통찰…. 김기덕 감독은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이라는 내적 질문을 가슴에 품고, 한 인간의 인생 사계절 여정을 자연의 사계절 위에 풀어내었다.

이 작품은 제56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공식상영 때 이례적(40년만에 처음!)으로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았으며, 4개 부문 수상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해외영화인들과 언론은 '김기덕은 거장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다(버라이어티 지)', '김기덕의 영화는 이미 클래식 수준에 올랐다(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올해 본 가장 중요한 작품(트리뷴 드 제네브 지)',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영화적 사건이다(스크린 인터네셔널 지)' 등등의 말로 뜨겁게 환영했다.

그러나 한국영화계에서 김기덕은,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지지와 비난의 양극단을 달리며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문제적 감독이기도 하다.

국내보다 해외영화제에서 유난히 사랑을 받아온 그의 영화세계와 인간적 면모를 종합한 일종의 평전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도서출판 행복한 책읽기. 571쪽)가 최근 출간되었다.

● 책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

이 책은 출판사 <행복한 책읽기>가 기획출판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인물읽기' 시리즈의 하나로, 문학인편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정치인편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에 이어 세번째로 펴낸 영화인편. '우리시대 인물읽기'는 문화, 정치, 영화, 미술 등 사회의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시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을 선정, 다각적인 평가를 통해 동시대를 읽어보고자 기획된 시리즈이다.

총괄기획과 책임편집을 맡은 이는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 최근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한다](현실문화연구)라는 인터뷰집을 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업에 작가론, 작품평, 인터뷰 등 전방위적으로 참여해 '김기덕'을 이야기했다.

책의 앞부분을 장식한 사진들은 감독 개인 삶의 중요한 순간들과 영화현장에서의 모습 등으로, 인간 김기덕의 모습을 더 실제적이고 생생하게 전한다. 책의 본문은 아래와 같이 크게 세 개의 챕터와 부록으로 구성돼있다.

▷ 김기덕이 말하다 : 여기에는 세 사람의 중요한 필자가 등장한다. 인물 칼럼니스트인 김경은 김기덕에게 아주 근접해 있으나 또한 아주 적정한 거리만큼 떨어져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어디에서도 토로한 적이 없었던 한 인간으로서의 격정과 분노 그리고 익명일 수 없는 자로서의 괴로움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불온한 이름'의 작가 장정일은 김기덕을 만나기 위해 그의 모든 영화를 3번씩 보았고(심지어 각 영화마다 별점을 매기기도 했다!), 그에 대한 생각을 13개의 단장으로 묶어 보냈다. 김기덕 감독은 그의 단장들에 우회하지 않고 정직한 소회를 달았으며, 이 두 사람이 아니면 결코 나눌 수 없는 독특한 형식과 내용의 대담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감독 자신이 쓴 글은 자신의 삶에 대해, 영화에 대해, 그때그때 기록한 글들을 그대로 실은 것이다. 생각의 속도와 순간적인 격정을 따라잡지 못한 다소 어색한 표현과 비약이 곳곳에 있지만 그 순간의 감정조차 그대로 살아있어 김 감독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 김기덕을 읽는다 : 김기덕의 9편의 작품에 대한 13인의 평론가의 글이 실렸다. 이 글들은 그의 영화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글이 아니며, 김기덕의 영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김기덕이 던지는 화두에 자기 방식으로 맞서는 글들이다. 특히 조하형(<나쁜 남자>)의 글은 2003년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김기덕 감독이 직접 선택해서 실었다.

또한 <나쁜 남자> 편에는「씨네21」339호(2002년)을 위해 했던 김기덕 감독과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인터뷰 기록 333매가 전재되었다. 잡지의 볼륨 때문에 들어낼 수밖에 없었지만, 김기덕을 이해하는 데는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2/3 가량의 원고를 되살린 것.

▷ 그리고 김기덕을 말한다 : [씨네21]의 남동철 기자와 [프리미어]의 정기영 기자가 그동안 김기덕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을 만나 인간 그리고 감독 김기덕에 대해 인터뷰한 글들이다. 현장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김기덕을 본 8명의 증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목소리는 그의 모습은 보다 다각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 부록 : 김기덕 연구자료 - 연구 텍스트로서 김기덕의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무단횡단>과 김기덕의 영화 9편에 관한 자료목록 및 관련 웹사이트 URL까지 망라되어 그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이 집대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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