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고 김득구와의 악연, 맨시니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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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고 김득구와의 악연, 맨시니 방한 :::

기선민 | 2002년 06월 30일
조회 5261

"고(故) 김득구 선수는 전사(戰士)였고, 챔피언의 마음을 가진 선수였습니다. 그를 영웅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한 영화 제작진에 감사드립니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김득구 선수와 혈전을 벌였던 프로복서 레이 붐붐 맨시니(41)가 내한했다.

그는 지난 24일 서울 메가박스에서 열린 곽경택 감독의 영화 '챔피언'(28일 개봉)의 시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했다. '챔피언'은 강원도 출신인 金선수의 일대기를 다뤘다.

金선수는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특설 링에서 맨시니와 난타전을 벌이다 14라운드에서 결정타를 맞고 쓰러져 나흘 동안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을 거뒀다.

이 경기 후 권투 시합은 15라운드에서 12라운드로 줄고 스탠딩 다운제가 도입되는 등 선수 보호책이 마련됐다. 큰 충격을 받은 맨시니는 이후 오랜 방황 끝에 선수 생활을 접었다.

맨시니는 "그 날의 치열했던 싸움에서 죽은 사람이 왜 내가 아니라 그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괴로웠다"며 "권투에 대한 사랑은 그 경기 이후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득구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우고 싶은 기억을 다시 꺼내야 한다는 점에서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郭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마음이 편안해졌고 조언도 할 수 있었죠."

영화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그 날의 경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어려운 작업을 무리 없이 잘 해낸 것 같다"며 "하지만 태극기를 휘날리며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하던 한국 교민들의 인상적인 모습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아쉽다"고 평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제작자 겸 배우로 일하고 있다.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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