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축제 24일부터 열려
글: 라인지기
2000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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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영화인회의는 "대종상이 영화인의,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축제라면 우리는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그래서 영화의 내일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관객과의 의사소통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취지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축제의 문을 여는 작품은 전국최다관객 기록을 세운 <쉬리>. 준비위원회측은 한국영화 최초로 깐느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춘향뎐>과 올해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일으킨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도 고려했으나, 관객들의 관심과 외국에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새롭게 심어준 상징적 의미를 높게 사 <쉬리>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짧은 상영 일수로 관객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벌이 날다>(민병훈 감독)와 해외 유수의 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우산>(유철원 감독) 같은 몇몇 작품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극장과 아트선재센터에서 상영되는 총 62편의 모든 작품이 상영후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한 점도 이채롭다. 쉽게 영화인들을 접하기 힘들었던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감독과 그 영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 마음만 먹으면 평소 좋아했던 영화인들을 만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한 외국인, 장애자, 노동자 등 다양한 층의 관객들에게 한국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박하사탕> <반칙왕> <주유소 습격사건> <비천무> 등 10편의 작품에는 영문이나 한글 자막이 덧붙여지고, 상영작들의 시간배치도 이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준비위원회 측은 또한 '첫번째 개최는 서울에서 하지만 점차 지방도시로 개최 범위를 확대해 지방관객의 관심과 저변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딜 한국영화축제는 매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많은 인터넷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김지운 감독의 <커밍아웃>을 비롯 몇편은 수십만의 관객들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였지만, 인터넷 영화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준비위원회측은 이에 대해 "지금은 소박하게 출발하지만 앞으로는 매체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해명했다.
2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영화인,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상 외에도 관객투표에 의해 관객들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상(작품상/감독상/남자 연기상/여자 연기상)이 수여된다. 이 외에도 서울극장에 위치한 '한국영화축제' 티켓부스에서는 평소 극장에 갈 기회가 드문 40세 이상의 관객에게 14일부터 24일까지 상영작 중 한 편을 볼 수 있는 입장권을 나눠주는(작품당 50매 선착순) 이벤트와 99년 10월 24일부터 올해 10월 24일가지 관람한 한국영화 입장권 3장을 가져오면 상영작 중 한 편의 입장권(작품당 30매 선착순)으로 바꿔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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