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루스(Footloose)'라는 단어는 오래된 기억의 창고로부터 매력적인 환상을 불러오는 키워드다. 여러 이미지와 노래들이 마음내키는대로 상상의 공간에서 젊음이라는 코드로 한데 어우러진다. Kenny Loggins의 80년대 빅 히트곡 “Footloose”과 “I’m free”, 오래된 수입 드라마 [Iron Man]의 주제가로 귀에 익숙한 Bonnie Tyler의 “Holding out for a hero”, Rock 그룹 Heart의 Ann Wilson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러브송 “Almost Paradise”, 그 외 “Dancing in the streets”, “Somebody’s Eyes” 등등.. 의 화려한 OST에 발이 장난을 친다. 지금은 늙었지만 그때만 해도 <퀵 실버> 같은 청춘영화에 종종 출현했던 케빈 베이컨의 파릇파릇한 모습도 생각나고, 늘씬한 미녀 로리 싱거도 떠오른다.
영화 <풋루스>(자유의 댄스/1984)의 뮤지컬 버전 리메이크는 성공적이다. 뮤지컬의 특성에 맞게 이야기의 군더더기를 없애고 빈 자리를 현대적 감각에 맞는 춤과 연출로 꽤 멋드러지게 소화해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부분은 Bonnie Tyler의 “Holding out for a hero” 가 흘러나오는 부분이다. 원작 영화와 가장 대조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케빈 베이컨이 낯선 도시 버먼트에 온 청년 렌의 영웅적 고독을 거대한 창고에서 남성성이 넘치는 격렬한 춤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부분을 뮤지컬 [풋루스]는 보수적인 어른들의 억압으로부터 억눌린 버먼트의 소녀들의 갈망 – 영웅(렌) – 으로 호소하듯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검은색의 매혹적인 의상을 입은 여배우들의 춤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을 위한 무희들의 것만큼이나 뇌쇄적이다. 특히 여주인공 엘리얼 역의 서지영씨는 보니타일러 못지않은 가창력으로 신비의 영웅을 위한 의식을 치뤄내고 있다. 아마도 남성들은 이 무희들의 육체를 존 버거의 말처럼 시선으로 탐하느라 정신 없었을 듯..
남자 주인공인 렌 역의 최성원씨는 조금 아쉽다. 렌은 버몬트의 보수적인 구세대에 대한 저항하는 투사로서 반항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인데 최씨는 너무도 순응적이고 고운 이미지다. 귀여운 마스크에 끝이 살짝 올라간 헤어스타일은 저항적이기보다 순응적인 인상을 주며 목소리도 곱기 그지 없다. 물론 렌이 도시적인 분위기의 매력적인 청소년으로 친구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며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캐릭터이긴 하다. 그러나 케빈 베이컨은 반항적이면서도 유머 있는 이중적인 연기를 멋지게 해 냈었기에 자꾸만 미련이 남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아마 연출자님은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갈등을 진지하게 다루기보다 뮤지컬의 분위기를 밝고 명랑하게 진행하기를 원한 것 같다. 그래서 영화에 비해 배우들간의 코믹한 에피소드가 많이 배치되었다.
뮤지컬의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하고 있는 핵심인물은 윌라드로서 추송웅씨 아들인 추상록씨가 연기를 했다. 렌의 단짝인 윌라드는 원작에서도 조금은 어리숙하고 순진한 성격이지만 뮤지컬 풋루스에서는 그 캐릭터를 좀더 과장함으로써 극의 분위기를 즐겁게 몰아가고 있다. 게다가 추상록씨의 연기는 단연코 빼어나서 마치 뮤지컬 속에서 연극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윌라드의 여자친구역을 맡은 러스티 역의 홍지민씨도 상당했다.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윌라드 뺨치는 푼수끼 넘치는 연기로 웃음을 선사해 주었다. “Somebody’s Eyes”를 부르며 렌을 응시하는 보이지 않는 감시의 시선을 연기했던 두건 쓴 멋진녀 이성옥씨와 푼수녀 2의 배근영씨와 홍지민씨의 트리오도 즐거운 연기자들이었다.
웃고 보고 듣고하는 사이에 2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리는 그런 공연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마음내키는대로 (Footloose) 흔들며 춤추는 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시선과 공간을 통해 전이되는 바람에 움직이는 몸과 마음을 다잡느라 혼이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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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풋루스](Footloose) - Excell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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