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난해한 감이 있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는데...

영화의 전반부는 드라마이고, 영화의 후반부는 다큐멘터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부의 얘기는 자보,일로나,안드라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글루미 썬데이>란 노래는 안드라스가 일로나에게 생일 선물로 만들

어 준 노래입니다. 일로나는 레스토랑 사장 자보와 사랑하는 관계에

있고 그런 일로나를 사랑하는 안드라스는 그녀를 가질 수 없다는 욕구

불만에 빠져서(소유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이미 자보의 여자

라는 사실땜에) 자신의 심정이 담긴 <글루미 썬데이>를 작곡하게 되

는 것이지요. 이 노래를 듣고 자살 충동을 느끼는 젊은이들은 그러한

안드라스의 사랑-먹지 않아도 배부르게 하고 먹어도 먹어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사랑의 양면성-을 느끼고 사랑의 황홀경에 빠졌다가 이내 사

랑의 비참함을 느끼고 자살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허나 정작 그러한 결핍과 충족이라는 사랑의 표본인 주인공 안드라

스,자보,일로나는 이러한 사랑의 양면성을 잘 버티어 냅니다. 서로를

완전하게 소유하지 못한채 3각관계에 빠져 있지만 깨지는 것보다 낫기

에 현 상태를 유지하죠.---여기까지가 전반부


그러던 중 한스라는 일로나에게 빠진 독일인이 나타납니다. 그는 독

일 소령으로 참혹한 독일군의 전쟁의 현장에 서 있는 인물이며 유태인

들을 학살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지만 전쟁후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유태인들은 살려주는 악랄한 인간입니다. 그로 인해 가장 먼저

안드라스가 죽고 자보는 유태인 수용소로 끌려가서 죽게 됩니다.

안드라스가 죽었을 때 자보가 <글루미 썬데이>노래의 의미를 이해했다

며 이런 말을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무시와 모욕으로 상처를 받지만 그래도 그들이 생을 유지하는 건 인간의 존엄성때문이다. 허나 그 존엄성마저 타인에게 모욕당하면 인간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 자신의 존엄을 지킨다 이것이 글루미 썬데이의 의미이다.'---여기까지가 후반부

후반부에선 독일인 한스의 악랄함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적 성격이

강한데, 엔딩에서 한스의 죽음이나 <글루미 썬데이>노래의 의미에 대

한 자보의 대사가 이러한 감독의 생각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듯 합니

다. 전반부의 내용에서 전혀 이러한 느낌이 거의 표현되지 않습니다.

<글루미 썬데이>의 의미나 이 노래를 듣고 죽는 사람들도 이런 것과

는 거리가 있죠


이렇듯 영화가 전반부는 드라마의 성격이 짙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다큐멘터리 감독답게 독일군의 참상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와 인간 존

엄에 대한 주제를 드러내면서 영화는 통일감이 없는 득하고 난해한 느

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