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오늘 처음 올렸기에 그런지 <산책>이 Hot 코너에 뜨다니.. 홀홀 넘 당황스러웠다~ 내 생애에 이토록 주목받아본 적이 국민학교 6학년 학예회때 대사를 다 까먹은 동지들을 위해 의상으로 준비해온 울 엄니의 브래지어를 던져버리고서는 연극을 쫑낸 그 사건 이후 처음이였다. ^-^

내 이름 석자를 뿐만아니라 '구라파'라는 명호를 걸어 놓았으니 앞으로는 성실히 백수의 특징을 살려서 '조회수가 필자를 속일지라도 슬프거나 노여워하지 않는' 필자가 되길 바란다. 참고로 '구라파'에 대해서는 알려하지 마라. 다친다.. 영화구라 뿐만아니라 정치구라, 연예구라, 스포츠 구라 등등 각계 각층에 포진해있기 때문에 어느 '365일 중 하루라도 방심하면 바로' 털 수 있는 조직이니깐두루~

'산책'을 올려놓고 쬐금은 민망했고 쬐금은 '미안'했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 난 어제 가입을 했고 이 사이트 구성이 어케 되어있는지도 잘 모른다. 오홋.. 집에서 컴퓨터키고 술먹다가 실수로 즐겨찾기를 눌렀는지 '도그마선언' 페이지가 즐겨찾기로 되어 있는지 어언 석달동안 난 Cineline에 호기심으로라도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헐헐.. ^^;; 군데 갑자기 칼럼 쓰고(물론 돈을 안받는다는 점에서 참..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지만) 필자, 혹은 작자가 되어버렸으니.. 오, 이 참을 수 없는 이름의 무거움이여~

어 넘 허접스런 이야기를 길게 했군. 그래서 이 칼럼란을 같이 쓰시는 분들 칼럼을 좀 뒤적뒤적거려보나 3월에 개봉한 영화를 올린 사람은 나 밖에 없었고 또 '산책'을 올린 사람도 나밖에 없어서,(이 당황스러움은 마치 화장실에서 큰거보고 나왔는데 바지 안올리가 뻔뻔히 거울앞까정 내리고 나왔을때 느끼는 황당함과 같았다) 최근작에 대한 감상을 적어보는 게 도리라는 생각에 다시 함 잼없는 구라를 치려구 그런다.

단편영화 제작업체인지 아님 제2의 한국영화 중흥기를 맞이한 한국영화 붐에 발맞추어 비내린 담날 죽순자라듯, 여고 들어서니 분식집 골목생기듯, 마당 쓸고 가재잡듯(?) 생긴 영화사이트인지 모를 xxx.xxxx4x.xxx에서 기획시리즈로 만든 디지털 단편영화가 항간에 화제다. 그 화제의 중심에는 요즘 cf에도 출연하는 류모 감독의 '다찌마와 Lee'가 서있지만, 내가 '다찌마와 Lee'보다 '커밍 아웃(Coming out)'에 더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편영화가 지녀야할 최대 덕목이랄 수 있는 사고의 기발함, 주제의 참신성을 두루 갖춘 영화이기 때문이다.

'다찌마와 Lee'(쓰기 어렵군, 이하 'lee'라고 표기함)가 류승완 감독이 cine21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던 성룡과 이소룡을 동경하는 그의 영화적 감성의 연결선상에 있다면, 김지운 감독의 'Coming out'(이것두 쓰기 어렵군, 이하 '커밍아웃'이라고 표기함)은 엽기적 중산층 가족의 코믹잔혹극인 '조용한 가족'이나 일상적 삶에서의 도피를 꿈꾸는 은행원의 씁쓸한 코믹극 '반칙왕'과 어떠한 연관고리를 지닌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유일하게 같은 부분이 있다면 코믹이라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었다는 점 말고는 소재나 주제 어느하나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커밍아웃'은 같이 개봉한 '극단적 하루'나 '다찌마와 Lee'(이번만 제대로 씀, 이하 'lee'로 분명 표기)와는 다르게 다양한 시도를 한다. 변혁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진지하게 탐구된 매체 내의 진실과 매체 밖의 진실이라는 화두는 여기서 관객과의 거리를 떨어뜨리고 극의 몰두를 방해하는 요소로 사용된다. 거의 모든 영화가 관객들의 몰입을 위해 카메라를 관객의 시선으로 상정하고서는 암묵적으로 영화 내 인물들이 - 카메라를 향해 - 어떠한 물음을 던지거나 화면을 뚜렷이 응시하는(사선으로 배우가 응시하는 일은 잦으나 뚜렷이 오랫동안 화면을 응시하는 일은 적다) 일을 자제하는 것과 달리 이 영화 초입부와 결론부에서 인물들은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건다. 심지어 화면 조작을 명령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은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퍼니 게임'에서 집안으로 침입한 나쁜 넘덜을 죽을 x을 싸며 한넘 죽여놓니 다른 넘이 달려와서는 리모콘으로 필름을 돌려서는 영화자체를 돌려버리고는 그걸 저지하는 것이나 도입부에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건네는 것이 얼마나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었는가? '퍼니게임'에서 이러한 효과는 이처럼 이유없는 폭력이 관객들의 주변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였다면, '커밍아웃'에서의 그것은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이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전달해주려는 목적으로 쓰인다.

의도적으로 '이 이야기는 뻥이야~~~~~~'를 강조하는 것이다. 여기서 관객들은 실소하게 된다. 폭소가 아니라 실소하게 되는 것은 대부분의 영화가 리얼리티 획득을 목적으로 관객들에게 픽션이 아닌 것처럼 무지하게 노력하는데 이건 뭐 처음부터 이건 뻥이야를 실실 흘리고 있으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또한 영화속 인물은 현실세계에서 볼때 아무런 권력을 지니지 못하고 어떠한 결과를 생산해낼 수 없는데 'fade in'이나 'cut out'을 외치면 그대로 시행된다. 이와 같이 굳건하게 굳어진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의 사고의 전환은 참신하고 동시에 웃긴다.

동시에 개봉한 세 영화 모두다 기존 사고를 전복시킴으로 코믹함을 획득하는데 'lee'가 키치적 표현과 과장된 연기을 사고의 전복보다 더 치중하고 있고 '극단적인 하루'가 계속적인 우연을 킬러라면 떠올리는 선입견을 전복시키는 것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면, '커밍아웃'은 시종일관 사고의 전복을 코믹함을 획득하는데 있어 가장 큰 축으로 한다.

'커밍아웃'은 한 여자 흡혈귀가 자신의 존재를 동생과 동생 여자친구에게 알린 사실을 방송국 기자에게 알려서 그 동생이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재연비디오를 보여주는 복잡한 방식을 따른다. -.- (이거 이해하기 힘들다, 이건 액자도 이중액자방식이당, 아 결말부까정 따지면 삼중인가?) 주로 재연비디오로 등장하는 부분이 주된 메인플롯(main plot: 영화에서 주제와 연관된 주된 이야기흐름, 이와 비교할 수 있는 개념으로 sub plot이 있다. 서브플롯은 메인 플롯을 중간중간 이어주는 플롯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이다. 흡혈귀임을 커밍아웃하는 누나(구혜주 분)는 동생(신하균 분)에게 부탁하여 영국으로 떠나기전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사고의 말을 비디오로 제작하기를 부탁한다. 동생은 처음에 장난으로 작업에 임하다 한 여중생을 흡혈하는 장면을 찍고는 누나가 흡혈귀임을 믿게 된다. 그리고 영국으로 떠나게 되는 누나, 왠지 서글픈 송별회를 하고 출국을 하기 전날, 동생의 여자친구(이름 잘 기억안남. ^^;)는 흡혈때 느낌이 궁금하여 누나에게 자신을 흡혈해달라고 부탁한다.

누나는 동생 여자친구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흡혈 장소로 허벅다리를 선택한(오홋~ 좀 야시시해지네. 냐하핫~) 동생 여자친구를 흡혈한다. 그리고는 재연비디오는 끝나고 동생과 방송기자의 인터뷰는 끝난다.

이 영화에서 제목은 다층적이다. 흡혈귀가 동생과 동생 여자친구에게 자신이 흡혈귀임을 밝힌다는 '표면적인 커밍아웃'과 동생 여자친구가 누나에게 허벅지를 흡혈하면서 느끼는 동성애적 쾌감을 보여주는 '내재적인 커밍아웃', 그리고 굳이 외연을 확장하자면 디지털 카메라라는 매체자체가 관객들에게 감행하는 '커밍아웃'이 존재한다. 현실세계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커밍아웃'이 동성애자 인권도 존중받아야한다는 다분히 정치적 목적의식하에 감행된다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의 '커밍아웃'은 '주류적 사고방식의 전복'을 그 목적으로 한다. 그 목적으로 획득된 것은 바로 '코믹함'이다.

좀 많은 부분 괜히 힘주어 쓴 부분도 없지 않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론이나 칼럼에 어울리는 글일 뿐이고 보고 즐기는데에는 이런 잡/다/한 이야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긴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딱 두가지~!

① 김지운 감독의 외연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니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할 만하당
and,
② 'lee'도 잼있지만 난 '커밍아웃'을 더 잼있게 봤당

라는 고당~

그럼 이만. 하루에 글 두개 쓰는거두 힘들군. 아 12시 넘었으니 하루가 아니군. 그럼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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