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 CINELINe

얼굴 (2000, Kao)
일본 / 일본어 / 드라마 / 123분

출연: 나오미 후지야마, 간쿠로 나카무라, 미치요 우크스
감독: 사카모토 준지
각본:
촬영:

작품성	(7/10)

네티즌	(0/10)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부분 초청 상영
2001년 키네마준보 선정 베스트영화 1위

주로 남성들의 세계를 영화 속에서 표현해왔던 '사카모토 준지'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는 앞선 그의 영화들과 일맥상통 부분도 있는 작품. 뚱뚱하고 못생긴 30대 후반의 여성 '마사코'를 통해 '사카모토 준지'는 실제로 자신이 젊은 시절 가졌던 살인에 대한 욕망의 본질과 폐쇄된 자의식 속에 갇힌 인간이 외부상황들과의 조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탐구한다.

뚱뚱하고 못생긴 30대 후반의 '마사코'는 어머니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늘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 어느 날, 그녀는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뒤, 평소 늘 갈등을 빚어왔던 동생 '유카리'와 다툼 끝에 그녀를 목졸라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라 믿는 아버지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그녀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서서히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달아 나가기 시작한다. 또한 그녀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일들도 과감히 해낸다. 그 중 자전거타기나 수영은 탈출의 수단이 되기까지 한다.

'사카모토 준지'는 '마사코'를 통해 여성이 남자의 보조적 존재에 불과하다는 일본사회의 관습적 틀을 과감히 깨고자 했다. 때문인지 <얼굴>에서의 '마사코'가 보여주는 여인상은 과감하며 도전적인 인물,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사카모토 준지'의 꿈이며, 이상이기도 하다. 현실세계에서는 일본여성에게 그러한 사회적 틀로부터의 탈출의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사카모토 준지' 자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마사코'의 행로가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얼굴>은 제목만으로도 영화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줌 인과 잦은 클로즈업의 화면들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마사코'의 표정들을 섬세하게 짚어나가며, 주름진 얼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을 함축해낸다. 그것은 사회에 저항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강렬한 인물상이다. 경찰들을 피해굳세게 바다로 헤엄치는 장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그녀의 삶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되며, 자신이 소유한 운명이 된다. 그것은 '마사코'의 얼굴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