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를 오늘에서야 보게되었는데..^^;
그 제목은 익히 들어서 너무 유명하다 생각했죠
근데 오늘 전 혼자 비디오를 빌려다 봤거든요
정신 바짝 차리고 봐야한다길래 정말 정신을 바짝바짝 차렸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고 특이한 구성이었습니다.
역순행적 구성이더군요
서서히 내용이 진행될수록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어요
맨 마지막 내용부터 시작해서 그 방금전 이야기와 마지막을 플러스함
또 그 전 이야기로 시작해서 또 그 전 이야기와 플러스함
이런 식의 구성이 무지 돋보였던거 같아요(영화에 문외한이라 이런 기법을 뭐라 하는지 참....^^;;)
그런데 마지막의 반전이 정말 소름끼쳤어요
전 새미와 그 부인의 이야기가 너무 슬펐고 눈물까지 흘렸었거든요
근데 마지막에 주인공이 꾸며낸 이야기었다는 걸 알고 나니 정말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가장 깜짝 놀란건, 이 주인공 남자가 자신이 복수를 했다는 내용을 기억했다고 하며 좋아하는 장면이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그냥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는거예요!!
사실은 맨 마지막 장면이 제일 먼저 일어났던 일이었거든요!
정말 무섭더라구요
결국 자기가 복수를 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한채 또 누군가를 죽이다 못해 자신의 형사까지 죽이게 되는 맨 첫장면....
정말 소름이 끼치게 무서운 영화예요
정작 영화를 볼 때는 보는 내내 마음이 우울하고 슬펐어요
기억손실증이란 병이 진짜 있는 병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방금 전의 기억들을 모조리 잊는다면 정말 얼마나 세상 사는게 무의미할까, 생각해 보았어요
그리고 나탈리가 주인공에게 기억하지 못할꺼란 걸 알고 일부러 마구 욕하고 막말을 하던게 생각나요
어쩌면 너무 바쁜 현대인에게 경각심을 주는 건지도 모르죠
하루에도 우리는 수십가지 일을 하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상대하느라 기억해야 할 것들은 천문학적으로 많죠
그 친구의 생일, 거래처 전화번호, 이번 기념일엔 무슨 선물을 주기로 했지, 내가 1년 전에 어떤 약속을 했더라....
말하고 나니 정말 끔찍하군요
아무튼 이 영화 마지막 장면, 즉 사건 발생의 가장 처음으로 돌아갔을때, 이 주인공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죠
하지만 주인공의 섬찟하리만치 광적인 기억들이 있어 아무 이유없이 죽어간 사람들.
심지어 아내까지 자신의 손으로 죽였는지 모릅니다
무섭고 섬뜩한 현대인의 자화상같아요
기억하는 모든 것이 선택되어진 것이고, 우리가 선택해서 잊혀진 무수한 기억들..
메멘토를 안 보신 분들 꼭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