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명의 여명기인 소화시대를 배경으로 두 서커스 소년의 각기 다른 삶을 통해서 현대 일본사회를 비판하는 동화와도 같은 이 영화는 오랜만에 우리를 흑백의 서정으로 인도한다. 미카즈키 대서커스(三日月 大サ－カス)의 유망주 진타, 와타루 형제는 서커스 외에는 달리 발붙일 곳이 없는 고아이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서커스를 사랑한다. 그러나 형 진타는 발목부상으로 서커스를 떠나 속세를 떠돌며, 소위 사람들을 등쳐먹는 사기꾼이 되어 '거짓말을 다루는 곡예사'로서의 인생을 살게되지만 언제나 마음의 고향으로 동생 와타루가 있는 미카즈키 서커스단을 떠올린다. 영화에서의 서커스단은 속세의 반대항으로서 가족공동체의 모범으로 제시되며 아무데도 갈곳 없는 사람들에게 안식을 제공하는 신성하고 이상적인 공간이다. 반면 속세는 협잡꾼과 사기꾼이 판치는 물질의 세계이다. 진타는 이 두 공간을 체험하는 역사적인 인물이지만 결국 서커스단으로 되돌아옴으로써 현대 일본 사회의 소년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교과서(독본)로서의 세계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한다. 영화는 세트에서의 음영이나 현실에서의 빛과 같은 장면화의 요소들에 의해 전체공간이 현실과 거리가 먼 상상적 공간으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영화 속 그림자 인형놀이처럼 동화적 이상향으로 그려질 것이다.(♬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운 서커스, 뛰고 뒹구는 즐거운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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