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넬과 파퀴타는 동물원에서 악령이 깃든 식인 원숭이를 보게 되고, 둘 사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라이넬의 엄마 베라는 훼방을 놓다가 원숭이에게 팔을 물리게 된다. 상처는 점점 커져 베라는 좀비로 변하고 파티에 온 마을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좀비가 되어 간다. 좀비의 괴수가 된 엄마와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의 혈투가 이어지는데... 헐리우드로 날아가 특수효과로 뒤범벅이된 <프라이트너>는 비록 그저 그런 작품으로 그쳤지만 뉴질랜드 출신인 피터 잭슨의 호러에 대한 재능은 이미 오래 전부터 널리 진 사실이다. <데드 얼라이브>는 스플래터 무비의 결정판(!)이자 자신의 재능을 만천하에 과시한 작품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한 피범벅의 만찬이 계속되지만 호러 매니아들이 좋아하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데드 얼라이브>는 잔인하고, 역겹고, 끈적끈적하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즐거움과 정신분석학적 아이콘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좀비는 살아있는 시체 좀비일뿐만 아니라 모성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또한, 누가 좀비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불신에 대한 단면을 찾을 수 있다.
미국개봉 제목은 <데드 얼라이브>. 아들에게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는 어머니,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불안한 아들, 그 아들을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된 동네 처녀가 좀비들과 어울려 뒤섞인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처녀 파퀴타는 할머니에게 운명의 남자를 만날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뒤, 라이넬이라는 청년과 만나게 된다. 곧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라이넬의 어머니는 이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둘의 데이트 현장을 미행하던 어머니는 동물원에서 사고로 수마트라에서 온 원숭이에게 물리고 그 뒤로 이상한 사건이 라이넬의 집에서 벌어진다.
피터 잭슨에게 스플래터 호러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안겨주었던, 스플래터(splatter)의 극한을 달리는 바로 그 작품. 핏물 가득한 영화지만 초반부 운명적인 남녀 주인공의 조우를 묘사한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정수다. 영화의 모자 관계와 기본적인 갈등의 설정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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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